언제나 소문은 변질되고 와전된다.
박재범이 대체 얼마나 잘못 말한건가 싶어서 그 글을 찾아봤다. 번역본 치우고 내가 해석해가면서 읽었다. 번역본이라는 게 번역한 사람의 의도에 따라서 얼마나 이용될 수 있는 것인지 알고 있으니까. 나중에 내가 해석한 거랑-나 그래도 영어 아주 병신은 아니다- 비교해 보니 되도록 악의적으로 해석했더라. 할말이 없고.
그저 적응하기 힘든 한국 생활에 대한 푸념 정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한국에 적응하기 힘들어. 그정도? 나라도 외국에 갑자기 던져져서 '상업적인 무언가'를 위해서 애써야 한다면 그런 생각이 당연히 들 거다. 그건 지금 외국에 있는 누구라도 실감할 수 있는 말이라고 본다. 단지 그것 뿐이었다. 그리고 그 글 이후에, 2007년자 글이었나? 그 글에는 이젠 한국에 정이 많이 들었다, 떠나기 싫다- 라는 글 역시도 남아 있다.
과연 이 사람이 그렇게 뭇매를 얻어맞아 가면서 외국으로 쫓겨가듯 떠나야만 하는 사람이었나?
애초에 한국인의 피를 타고 태어났으면 외국에 있었더라고 하더라도 애국자의 하나일 거라고 생각하는, 혹은 그러기를 요구하는 이 나라가 이상한 거다. 이상하다 못해 이 집단적인 광기에 가까운 유희가-그 글을 쓰고 댓글을 달고 자살 청원 서명을 했을 그들에게는 하나의 즐거운 유희에 지나지 않았을 게 뻔하다. 네티즌은 대부분 그렇다- 너무나 두렵다. 너무나 두려워서 나는 이 나라가 싫어졌다.
생각의 다양성이라는 것 역시 존재하고 모든 사람이 같은 관점으로 하나의 현상을 볼 수도 없는 법인데. 사람들의 다양한 의견 제시를 위한 인터넷은 어느새 하나의 의견으로 전부가 휩쓸려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전체주의와 다를게 없다고 본다.
조금만 더 견뎌줬으면, 싶기도 하고. 아마 출국이 어떤 무리수 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조금 들긴 하지만. 어쨌던 안타깝기 그지없다. 이런 사실을 다 제치고서 나는 박재범이라는 한 가수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었던 한 사람이었으니까.